경제학자 하이만 민스키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생긴 후폭풍에 전 세계가 금융 위기의 파도속에서 몸살을 앓기 시작할 때였다. 민스키는 취약한 금융 시스템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금융 위기에 대해 그 특성을 연구하고자 했으며 그 이해와 설명에 집중한 학자였다. 민스키가 연구를 발표하던 당시에는 다수의 주류 경제학자들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고 자유 시장 경제 에서의 피할 수 없는 인플레이션과 부채 디플레이션에서 오는 금융 불안정성에 대해 주장했다.
민스키의 연구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주택 시장에 대한 낙관적 기대로 주택 담보대출이 이어지면서 부채가 계속적으로 증가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주택 시장이 붕괴되면서 대출을 갚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게 되어 발생된 것이다. 점점 쌓여가는 부채가 임계점을 지나면서 자산가치가 붕괴되며 경제위기를 일으키는 순간이다. 이러한 상황에 이르면 채무자는 자신의 건전한 자산까지 처분해서 빚을 갚아야 하고 경제적 분위기는 더 우울해지면서 금융 시스템이 붕괴되어 간다. 금융의 위기를 경제학자 민스키는 이런 금융 위기를 어떻게 보았을까.
1. 경제 주기에서 민스키 모멘트 이해하기
1998년 PIMCO(Pacific Investment Management Company LLC: 미국 투자 관리 회사)의 폴 맥컬리(Paul McCulley)가 러시아 금융위기를 설명하기 위해 만든 용어로, 경제학자 하이만 민스키(Hyman Minsky)가 은행, 무역업자 및 기타 금융인들이 주기적으로 방화범의 역할을 수행하여 경제 전체를 불태웠다고 언급한 것에서 이름을 따왔다. 맥컬리와 같은 일부 사람들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의 금융 위기를 민스키 모멘트라고 부르며, 2007년 8월을 시발점으로 보았다. ‘민스키 모멘트’는 미국의 주간지 ‘뉴요커’에 의해 붙여진 이름이다.
가설에 따르면, 급속한 불안정성은 장기간의 꾸준한 번영과 투자이익이 전반적인 시장위험에 대한 인식의 감소를 부추기고, 이는 현금 대신 빌린 돈을 투자하는 레버리지 위험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투기적 투자에 대한 부채 레버리지 자금조달은 투자자들을 잠재적인 현금흐름 위기에 노출시키며, 이는 자산가격이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다. 하락하는 경우 자산에 의해 창출된 현금은 더 이상 자산을 획득하는 데 사용된 부채를 갚기에 충분하지 않다. 그러한 투기적 자산에 대한 손실은 대출기관이 대출을 요청하도록 유도한다. 이는 작은 감소를 시장의 레버리지 정도와 관련된 자산가치의 붕괴로 빠르게 증폭시킨다. 레버리지 투자자들은 또한 대출금을 충당하기 위해 덜 투기적인 포지션을 매각할 수밖에 없다. 심각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하락을 우려하여 최근에 인용된 가격으로 입찰한 매수자는 없다. 이는 시장을 지배하는 자산가격의 갑작스럽고 급격한 붕괴, 시장 유동성의 급격한 하락 및 심각한 현금 수요로 이어지는 대대적인 매도를 시작한다.
"민스키 사이클"의 보다 일반적인 개념은 민스키의 모멘트들의 반복적인 연쇄로 구성된다. 안정의 기간은 위험 감수를 장려하고, 이는 위험이 손실로 실현되는 불안정의 기간으로 이어지고, 이는 참여자들을 빠르게 위험 회피 거래(디레버리징)로 소진시켜 안정을 회복시키고 다음 사이클을 설정한다. 대게 상투적인 투기가 길게 지속될 경우 반드시 위기로 이어진다는 생각에 기초한 것인데, 이러한 투기가 오래 지속될수록 위기가 더 심각해질 것이며 종국에는 대규모의 붕괴로 끝난다는 주장이 민스키 사이클이다. 민스키 모멘트는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는 상승 기간을 정의하는 무분별한 투기로 인해 초래되는 시장 붕괴의 시작점을 의미한다. 비정상적으로 길게 이어지는 상승장은 경제 성장 주기에서 시장 투기의 비대칭적인 상승을 촉발하고 이는 투기 기간 역시 길게 이어짐을 의미한다. 이 기간에 투기에 참여한 참여자는 개인 투자자든 기관 투자자든 많은 부채를 떠안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2008년 금융 위기 때는 민스키 모멘트에 이르렀을 때 다양한 시장에서 손실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마진 콜과 자산의 대규모 처분이 넘쳐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높은 부도율이 뒤따랐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민스키 사이클은 투자 경제학을 넘어 광범위한 인간 활동에 적용될 수 있다.
2. 금융 불안정 가설(Financial Instability Hypothesis)
그는 금융시장이 일반 물품시장과 달리 본질적으로 불안정함을 의미하며 금융시장에서 운영되는 경제행위체가 불합리한 정서와 기대감에 영향을 받아 자산가격에 정기적으로 거품과 붕괴가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금융시장 호황기에 경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투자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과도한 대출을 받아 고위험 상품에 투자한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이 탄력을 받아 규모가 더욱 커지고 자산가격도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투자가 과열돼 실물경제와의 격차가 확대되면 은행 대출을 통해 과도하게 투자한 투자자들이 빚을 갚기 어려워져 시장의 불안감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 결국 투자자들은 기존 자산을 처분해 빚을 갚을 수밖에 없어 자산가격 급락과 금융위기로 이어진다. 부채를 얻는 채무자의 유형은 다음의 3단계로 나눠서 볼 수 있다.
1) 헤지 단계(hedge Phase) :금융 위기가 발생한 직후와 회복 후 발생, 대출에 대해 극히 소심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대출이 최소화되어 원금과 이자 모두 상환 가능하다.
2) 투기 단계(speculative Phase):시장 상황이 개선되고 안정화되는 시기를 거치며 자신감이 생긴 투자자들이 좋은 시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을 갖는다. 채무대상이 이자만 지불한 여력이 되면 대출을 일으켜 주고 원금은 재융자 방식으로 상환된다.
3) 폰지 단계(Ponzi Phase): 은행이 자산 가격의 계속적인 상승을 예상하면서 이 단계가 시작된다. 채무자가 대출 상환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으면서 은행은 대출금에 대한 상환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경제학자 폴 맥컬리는 민스키의 가설을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 해석에 활용하기를 시도했다. 헤지 단계의 채무자는 모기지 대출을 받고 원금과 이자를 상환할 수 있었다. 2단계 투기 단계의 채무자는 이자만 갚는 대출을 받는데 이것은 곧 나중에 원금을 갚기 위해서 다시 대출을 일으켜야 한다는 것이다. 3단계인 폰지 단계는 마이너스 대출을 의미하며, 마이너스 대출은 원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이다. 대출 기관들이 채무자의 신용이나 부채 상환 능력에 상관없이 담보물인 주택의 가치가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으로 대출을 남발한 것이다. 투기 및 폰지 유형의 더 위험한 모기지 대출을 통해 더 높은 수준의 레버리지가 주택 시장의 거품을 촉진하였다. 거품이 꺼진 후 대출 기준이 높아지면서 폰지 단계의 채무자 비중이 헤지 단계로 다시 이동하는 역전 상황이 나타났다. 맥컬리는 인간의 본성이 본질적으로 경기에 순응적이라고 지적했는데, 민스키도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주기의 최고점과 최저점을 확장하는 행동을 취한다고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