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발생으로 그 시기에 생겼던 일에 대해 워런 버핏 바이블에도 많이 언급된다. 워런 버핏이 운영하던 버크셔 헤서웨이도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이겠지. 책에서도 그 위기의 상황을 어떻게 넘길지, 넘겼는지를 여러 번 이야기한다. 책을 읽다 보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자료를 찾아서 정리해 본다.
우리가 뉴스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투기에 의해 발생하는 거품 사태란 투자 대상이 있다면 어디서든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대체로 부동산이나 주식은 거품 사태가 생기는 투자 대상이다. 주식시장에서는 평균적으로 13년마다 발생했다가 2년 반 정도, 부동산 시장은 빈도는 적지만 거품 사태가 생기면 더 오래 지속되고 손실도 두 배정도 더 크다. 주기를 알 수 있을 만큼 자주 같은 일이 발생한다. 주식시장에서 발생하는 거품보다 부동산시장에서의 거품의 후폭풍이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경제 상황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은 어느 곳에서든, 어느 나라에서든 이러한 거품 사태가 주기적으로 생겨난다. 대부분 토지 붐이 나타난 후에 이어서 발생하는 경제 거품 중 한 가지 유형인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이전의 부동산 거품과 다른 점이 무엇이길래 세계금융까지 위험하게 만들었을까?
1. 서브프라임 모기지란 무엇일까?
서브프라임(subprime)이란 대출자의 신용 등급 중 하나인데, 신용 이력이 취약하고 대출 채무 불이행 위험이 프라임(prime) 대출자보다 큰 특정 등급의 대출자 등급이다. 고로 주택 담보 대출을 신청했으나 낮은 신용 등급으로 돈을 갚지 못할 확률이 높아 주택 담보 대출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대상에게 제공하는 대출 상품이라는 뜻이다. 채무자의 채무 불이행 위험이 높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높은 금리가 적용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담보 대출은 새롭게 증권화되어 다른 나라까지 투자 상품을 판매되었다. 당시에는 주택 가격이 좋은 활황장으로 저위험상품으로 평가되어 가능한 일이었다.
2.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발생 배경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해 알려면 몇 가지를 알아야 한다. '주택저당증권'과 '부채담보부증권'이다. 명성 있는 신용평가기관의 '저위험' 평가와 고수익률을 담보로 안전한 투자대상이라는 인식이 퍼져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자세히 알아보자.
1) 2000년대 초반 당시의 배경 상황
2000년대 초반에 미국은 IT 거품 사태와 911 테러 등의 여러 가지 악재로 경기 상황이 악화된 상태였다. 시장의 경기 부양을 위해 미국 정부에서는 초저금리 정책으로 대응했다. 불경기를 지원하려고 시중에 돈이 풀리면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이 대출을 받아 구입한 부동산의 상승세는 곧 부동산 거래량 증가로 이어졌다.
2) 주택저당증권(MBS;Mortgage-backed securities) :
이 증권은 주택저당채권을 기초로 발행될 수 있다. 1차 시장은 모기지 차입자와 상업은행 등 모기지 대출기관 사이에 모기지론이 이루어지는 시장이다. 1차 시장, 2차 시장 및 자본시장으로 구성되어 주택저당증권(MBS) 시장이 되는 것이다. 신용도가 높은 프라임과 신용도가 낮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한 상품으로 묶어 판매를 해서 위험률을 낮췄는데, 자산담보증권(ABS:Asset-backed securities 은행의 자산인 담보대출을 묶이지 않은 상태로 만들어서 회수하기 위해 발행된 증권)에 그 기반이 있어서 투자 수익률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3) 부채담보부증권(CDO: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 :
금융기관이 보유한 대출채권, 회사채 등 여러 사람의 주택담보대출을 묶은 신용파생상품이다. 보통 금융기관의 재무제표 상태를 개선시키고 거래를 통해 차익을 남기고자 만들어졌다. 보통 CDO라고 하며 전통적 CDO(cash CDO), 합성 CDO, 기타 CDO 등의 종류가 있다.
- 전통적 CDO : 금융기관이 보유한 대출채권이나 회사채 등을 특수목적기구(SPV: Special Purpose Vehicle)에 이전하고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증권. 이 자산의 소유권은 특수목적기구로 완전히 이전되고 특수목적기구는 CDO를 발행하여 투자자를 모집하고 발행한 증권에 대한 정기적인 이자를 지급하고 원리금을 상환한다.
- 합성 CDO : 투자은행이 CDO를 만들어 위험 부분만 따로 떼어내서 CDS(Credit Default Swap)를 별도로 만들어 일정 보증료를 지불한 후 다른 금융기관에 매각한다. 이 CDO는 준거자산의 소유권은 원래의 자산보유자의 장부에 남아있지만 당 자산의 신용위험은 신용파생상품을 통해 다른 투자추체가 떠맡는 구조이다. 여기서 다양한 신용파생상품이 이용된다.
- 기타 CDO : 기존 CDO를 담보로 발행된 CDO 스퀘어드(squared, '제곱'의 개념, CDO²). 준거자산의 CDO가 채무불이행이 될 경우 SPV는 해당 금액만큼 손해를 보지만 이 손해는 CDO²의 투자자들에게 전가된다. 게다가 후순위에서 선순위 채권 투자자 순서로 손실이 전가되는 상품이다. CDO²는 다른 CDO의 위험을 재분배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신용위험을 재분배하는 것을 여러 번 반복하면 준거자산의 신용위험이 여러 겹으로 CDO²에 반영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럴 경우 기초자산의 채무불이행 리스크는 그 손실 규모가 급속도로 커질 수 있는 것이다.
4)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원인
다양하게 거론되었던 서브프라임 모기시 자태의 원인 중 꼽을 수 있는 주요 요인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부동산 투기의 급증으로 볼 수 있다. 시세차익으로 고수익을 노리던 주택구매자와 투자자들, 정부가 살리고자 했던 부동산 정책, 이를 이용하여 큰 이자 수익을 노리고 대출을 내준 금융기관, 대출 관련 파생상품의 등급을 정확하게 평가하지 못한 신용평가기관의 나태함 등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대출 이자가 무섭다고 하면서도 담보대출금리보다 훨씬 높게 오르는 주택 가격의 상승을 목격한 사람들은 대출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을 쉽게 생각했다. 이에 부흥하여 금융기관들은 누구에게든, 심지어는 대출 자격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들에게까지 대출을 해주었던 것이다. 거기에는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담보물인 주택으로 받으면 된다는 계산 속도 있었던 것이다. 이런 심리가 작용하여 대출은 급수적으로 늘었고 이 대출을 활용해 증권화된 상품까지도 거래량이 폭증했다.
3. 드디어 터졌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언제까지고 이어질 것 같았던 저금리 정책이 끝을 맞으면서 부동산 시장도 식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의 금리는 오르기 시작했다. 대출을 받아 부동산 투기를 했던 일반 투자자들은 대부분 대출금을 상환할 상황이 아니었다. 2006년부터 주택담보대출을 갚지 못하고 채무 불이행을 선언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며 주택 가격은 빠른 속도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미 증권화되어 거래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상품에 투자한 금융기관들은 대출금의 채무 불이행 리스크를 정면에서 맞았다. 대출금을 회수할 수 없게 되면서 모기지론으로 구성된 증권까지 가치가 없어졌으며 곧 국제금융기관들의 손실로 이어졌다. 그 규모가 엄청나게 크고 막대해서 금융기업의 부실화로 이어지게 되었다. 미국 정부의 구제책으로 버티는 금융기업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파산을 맞이한 대형 금융사, 투자사, 증권회사들도 생겨났다.
리먼브라더스는 2008년에 미국 정부에 구제요청을 했지만 이후에 올 금융기관이나 투자사들의 도덕적 해이를 우려해서 구제금융을 거부했고 끝내 파산하게 된다.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은 다른 기업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쳤고, 생각 못한 결과로 이어지는 것을 본 미국 정부는 AIG의 구제금융 신청은 받아들여 852억 달러를 제공해 주었다.
이후에 구제금융을 적용하는 기준이 공평한지에 대한 논란과 세금으로 기업을 구제하는 것이 정당 한 지에 대한 논란은 오래도록 이어졌다.
4.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그 이후
사실 이런 엄청난 규모의 투자 거품 사태 후에도 월가의 금융기관들은 별로 변한 것은 없었다. 원인을 제공했다는 사실에 대한 책임감이나 죄책감에 의한 자숙의 분위기조차도 없었던 모습은 미국 정부나 연준, 의회의 부족한 지도력을 보여주는 것이며 금융사에 너그러운 태도를 취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미국 정부에서는 내부적으로 초저금리 정책의 시행이 실물시장에 끼치는 영향이 어떻게 될 수 있는지, 거대한 금융기업의 파산은 이후 다른 금융 기업에 영향을 어떻게 끼칠 수 있는지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알아보고 느낀 점은, 어느 투자 시장이든 내가 그 안에 있을 때는 거품 사태인지 아닌지 알기 힘들고 거품 사태를 예측해서 예방하는 것도 어렵다는 것이다. 부동산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판단할 때는 주택의 가치 평가 요소와 부채 요소의 복합적인 측면을 평가해서 결정해야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한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결정한 투자의 결과는 금융기업이나 정부가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것, 그것이 자본주의를 설명해 주는 가장 결정적인 말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경제적 상황을 냉정히 생각하고 구매능력을 평가한 후에 냉정하게 투자를 결정하는 것, 나에 대한 정확한 메타인지를 갖는 것이 역시 제일 중요하다는 것이 결론이다.